2015년 3월 25일 수요일

베르나르 스티글러(Bernard Stiegler)와 기술에 대한 질문(the question of technics)

베르나르 스티글러(Bernard Stiegler)와 기술에 대한 질문(the question of technics)

 최근테크놀로지(technology)와 시간(time)과 인간(the human)의 관계에 대한 연구 분야에서 베르나르 스티글러의 기술(technics)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기술(technics), 혹은 기원 없는 인간의 인공적 보충물은 생을 아는 것(life that knows)”의 조건이다그는 <기술과 시간1: 에피메테우스의 잘못(Technics and Time 1: The Fault of Epimetheus)>에서 질베르 시몽동(Gilbert Simondon)의 진화 생물학(evolutionary biology),  앙드레 를루와-구르항(Andre Leroi-Gourhan)의 고고인류학(paraoanthropology),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현존재의 실존 분석(existential analysis of Dasein)과 자끄 데리다(Jacques Derrida)의 보충의 논리로서의 차연(difference as the logic of supplement) 개념을 따라 다양한 조건들을 이끌어 내고 비판한다스티글러는 테크놀로지와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epiphylogenetic”으로서 인간 삶을 공식화하자는 논의를 펼친다인간이 인공적 보충물의 논리에 따라 진화한다는 것이다뒤이은 다른 저작 <기술과 시간>의 나머지 편들과 <테이킹 케어(Taking Care)>에서그는 동시대적 의식 속에서의 하이퍼-자본주의(hyper-capitalism)와 영화적 테크놀로지(cinematographic technologies)의 역할을 탐구한다.  형질변환(Transformation)이라는 이슈는 이런 주제를 다루고 있는 스티글러의 작업에서의 특징이다.

 이 문제의 첫 번째 논문은 스테판 베이커(Stephen Baker)의 존재론적 명령으로서의 형질변환베르나르 스티글러가 말한 인간의 미래. <기술과 시간 2> <기술과 시간 3>의 번역자인 베이커는 유명한 토론을 통해 스티글러의 주요 테마들을 다뤘다특히 지능과동시대적인 하이퍼 자본주의와 엔터테인먼트 매체에 의해 일어나는 행동(attention)에 대한 논쟁그리고 개체화의 상이한 변형과 재주술화(a transformation and re-enchantment of the psychic and collective “transindivisual”)에 대한 스티글러의 갈망을 주로 설명했다.

기술적 형성이 의식에 끼친 영향에 대해 연구는 파트릭 크로건(Patrick Crogan)의 <오리와 철학자스티글러와 추종자 사이의 편집과 사유의 리듬(The Duck and the philosopher: Rhythms of Editing and Thinking between Bernard Stiegler and The Ister)>이라는 책에서 계속된다그는 영화(the film)과 비선형적 편집(non-linear editing) 소프트웨이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스티글러의 입장에서 데이비드 베리슨(David Barrison)과 다니엘 로스(Daniel Ross)가 만든 에세이 필름 <추종자(The Ister)>를 분석한다크로건은 하천 제방을 뒤뚱뒤뚱 걷는 오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오프닝과 클로징 씬을그 사이에 일어나는 삽입편집(insert editing)된 모든 시퀀스들의 기본적인 시간 순서로 보았다삽인편집된 시퀀스들은 하이데거와 횔덜린(Holderlin) 그리고 기술(technics) 등에 대한 확장된 철학적 명상의 시퀀스들이다.크로건의 작업은 몽타주(montage)와 모던한 의식에 대한 영화적 지도 제작(cinemato-graphic carto-graphy)” 연구에 자극을 줬다.

 스티글러의 사유를 동시대적 경험에 적용해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 보자면, <화장한 얼굴시간에 대항하는 테크놀로지와 기록 보관소(The Cosmeceutical Face: Time-Fighting Technologies and the Archive>에서 그레이슨 쿡은 얼굴 화장품 산업의 성장을 기록 보관소(tarchive)”와 유사한 것으로 거론한다그는 실시간 테크놀로지(real-time technologies)에 대한 스티글러의 논의와 기록 보관소에 대한 데리다의 분석을 통해 시간에 대항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ies)로서 상품으로 팔리는 화장품을 성찰한다.

  당대의 욕망과 의식을 프로그래밍하는 다른 측면은,  <정치와 미학혹은베르나르 스티글러에 의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변형(Politics and Aesthetics, or, Transformations of Aristotle in Bernard Stiegler)>이라는 다니엘 로스(Daniel Ross)의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그는 영혼을 식물적 영혼(the vegetative), 감각적 영혼(the sensitive), 지성적 영혼(the noetic)으로 나누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업적을 분석하며말하기쓰기영화와 텔레비젼산업적 생산그리고 가장 최근의 디지털 문화에서의 삶의 조건(digitality)과 바이오테크놀로지(biotechnology) 같은 문법화(grammatisation)”의 과정에 휘말린 현세계를 이야기한다이는 로스가 단일성(singularity)에 대한 가능성과 재미학화된 마음의 정치”(a re-aestheticized “noopolitics”)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스티글러의 제안을 도식화한 것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문화 산업 재장전기술과 문화정치에서의 스티글러와 데리다(Culture Industry Reloaded? Stiegler and Derrida on Technics and Cultural Politics)>은  다양한 비평적 전통과는 다른 논의를 전개한다이 글에서 로버트 시너브링크(Robert Sinnerbrink),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문화 산업 비판과 기술에 대한 하이데거와 하버마스(Habermas)의 관계를 다룬 스티글러의 작업을 연구한다스티글러는 산업을 프로그래밍함으로 인해 개체화의 과정에 위험성이 동반되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기억의 새로운 문화정치를 제안한다시너브링크는 이런 제안과 기술과  인간의 상호결정성(codetermination)에 대한 스티글러의 인식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을 보완한다.

  <동물성인간성기술성(Animality, Humanity, and Technicity)>에서 나탄 반 캄프(Nathan van Camp)는 조르죠 아감벤(Giorgio Agamben)이 인류학적 기계(anthropological machine)”라고 칭한 개념을 통해 기술(technics)과 인간 사이의 상호결정성 개념을 이어간다. “인류학적 기계는 동물의 영역으로부터 분리되어 인간이 끊임없이 정치화되는 과정을 뜻한다반 캄프에 따르면유전적인 것(the genetic)과 비유전적인 것(the non-genetic)이 상호결정성을 지닌다는 점에서인류학적 기계 개념을 뒷받침하는 인간 중심설(anthropocentrism)과 그것에 수반되는 이데올로기와 패턴은 스티글러의 epiphylogenesis에 의해 지적됐다.

 <스티글러와 맑스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의문(Stiegler and Marx for a Question Concerning Technology)>에서 이르마크 에르투나(Irmak Ertuna)는 스티글러를 통해 맑스를 독해했다.스티글러는 맑스가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오직 수단으로서만 간주한다는 점에서 그를 비판한다에르투나는 맑스가 기술적인 부분(the technical)에서 인간이 외재화를 통해 결정된다고 생각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스티글러의 기술(technics)에 대한 사유즉 기술공포증적이고 기술애호증적인 반응에 대한 방음적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담긴 사유를 제시했다.

 이런 이슈에서 다른 논문들과 다르게안드레스 바까리(Andres Vaccari)의 <프로그램을 푸는 것스티글러와 기술의 헤게모니(Unweaving the Program: Stiegler and the Hegemony of Technics)>라는 글은 기술에 대한 스티글러의 정의에 대해 복합적이고 체계적인 비평을 한다바까리는 기술(technic)에 대한 스티글러의 신학적인 입장을 테크놀로지적 결정론으로 분석했고기술의 기원”(the “origins” of technics)에 대한 대안적인 신화를 제공했다.

 마지막 논문은 <미래 로봇 역사에 대한 서문스티글러, epiphylogenesis, 그리고 기술의 혁명(Prolegomen to a Future Robot History: Stiegler, Epiphylogenesis and Technical Evolution>이다벨린다 바넷(Belinda Barnet)과 안드레 바까리가 함께 쓴 이 논문은 기술적 진화(technical evolution)”라는 개념을 분석한다미래 로봇 역사가(robot historian)”라는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바넷과 바까리는 스티글러의 인간과 기술적인 것(the technical)에 대한epiphylogenetic한 상호결정성의 유용성을 연구한다이는 테크놀로지 발달의 이해와 미래의 삶을 사유하는 것이다.


Transformation (http://www.transformationsjournal.org/journal/issue_17/editorial.shtml)에 실린 Issue No. 17 2009 — Bernard Stiegler and the Question of Technics 번역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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