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1일 일요일

어느 지구주의자의 시선, 안병옥


어느 지구주의자의 시선




저자안병옥 지음출판사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14.06.23

책소개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안병옥의『어느 지구주의자의 시선』. 이 책은 우리의 사회·정치적 선택과 일상생활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 생존의 문제이다. 그런데 우리는 시급한 생사의 문제를 뒤로 미루고 있다. 마치 영생할 것처럼 미래의 풍요를 계획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인류의 운명은 죽음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소개

저자 : 안병옥
저자 안병옥은 198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재학 시절부터 환경문제와 맞서 싸워온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첫 세대에 속한다. 1991년 독일로 건너가 에센-뒤스부르크대학에서 생태학을 전공, 2002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과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국내 기후, 환경, 생태 분야에서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학자이자 운동가로서 대학 강의, 칼럼 기고, 토론과 운동 기획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제1회 기후변화 그랜드 리더스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역서와 저서로는 『기후의 문화사』, 『코펜하겐에서 칸쿤까지』, 『우리는 지구를 지키는 사람입니다』 등이 있다.[교보문고 제공]

목차


PART 1. 지구와 공존하며 살아가기
01 기후변화에 맞서는 축구선수들
02 동물을 가두고 구경할 권리?
03 맹그로브 숲 파괴하는 수입 새우
04 세상의 지배자는 인간 아닌 풀과 나무
05 온난화, 새와 나비의 운명
06 탐욕이 만든 ‘물고기 잔혹사’
07 은어들의 시위 “더러워서 간다”
08 우리는 고래의 친구인가
09 당신의 혈액은 안녕하십니까?
10 아내의 여행과 ‘자연주의 청소’
11 자동차 문명의 그늘
12 서해로 가는 아름다운 행렬
13 낙동강의 경고음
14 다슬기와 모래톱의 추억
15 바다가 육지라면
16 강은 강이요 늪은 늪이다
17 ‘나 홀로 웰빙’ 가능한가
18 녹색 도시의 꿈

PART 2.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
19 기후변화 시대의 육식
20 다모클레스의 검과 카산드라의 예언
21 과학과 미신 사이
22 ‘인간’을 도외시한 불산 누출사고 대응
23 야노마미족 학살의 방조자들
24 가뭄은 곧 ‘밥’의 문제다
25 다시 생각하는 ‘성장의 한계’
26 기상이변 ‘땜질식 처방’은 이제 그만
27 가난한 사람 지갑 터는 대기오염
28 ‘화학물질 칵테일’은 맛이 좋다
29 수도꼭지로 돌아가자
30 옥수수에 얽힌 네 편의 드라마
31 영양과잉시대의 ‘윤리적 소비’
32 지구의 날과 ‘신화시대’의 기억
33 황사와 환경 ‘리바운드 효과’
34 물은 ‘정상적으로’ 흘러야 한다
35 ‘산업화의 비극’ 환경호르몬
36 골프장 건설경기 부양론?
37 간이역은 더 이상 없다
38 서울대 교수들의 위험한 제안

PART 3.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
39 ‘사케와 원전’을 읽으며
40 우린 늦게 출발해도 되나?
41 국가 에너지 정책, 밑그림부터 잘 그려야
42 지구촌, ‘탄소 다이어트’ 하자
43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
44 ‘녹조 라떼’의 창조자들
45 독일은 거대한 ‘에너지 실험실’
46 지구온난화 재촉하는 댐
47 원전이 필요악이라는 미신
48 한파에 무너진 원자력 신화
49 재생가능에너지 ‘빅뱅시대’
50 방사능 공포와 정부의 ‘안전 주술’
51 생매장 구제역 가축들의 역습
52 태풍과 홍수에 무력한 ‘토건’ 대책 언제까지?
53 코펜하겐의 좌절된 희망, 타이타닉호는 침몰하는가?
54 30년 후에 재앙 부를 ‘석면 불감증’
55 녹색성장과 ‘에코 파시즘’
56 무시당하는 시장의 생태적 진실
57 에너지 위기가 곧 식량위기
58 장난감에 투영된 카나리아의 노래
59 핵산업에도 봄은 오는가
60 경제야, 환경과 만나자

시인은 “자작나무를 베어내고 거기에다가 인간을 한 그루씩 옮겨 심는다면 지구가, 푸른 지구가 온통 공동묘지 되고 말겠지”라고 노래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착각은 식물이 동물보다 열등하다는 믿음이다. 바다보다 거친 육지의 삶에 뿌리를 먼저 내린 것은 식물이었다. 식물은 동물이 잠시도 살 수 없는 극한 생태계에서도 번성할 수 있다. 이 세상을 다스리는 진정한 지배자는 우리 인간이 아니라 풀과 나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25~26쪽)

옷장에 드라이클리닝한 옷들을 그대로 걸어둔다면 옷장을 화학물질의 창고로 만드는 셈이 된다. 만일 비닐 커버를 벗기자마자 그 옷을 입고 나선다면? 옷을 입는 것과 동시에 혈관 속으로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지구상에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은 대략 8만 가지다. 매년 2,000개 이상의 신종 화학물질이 목록에 추가되고 있다. 화학물질로 뒤범벅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몸에 닿는 것과 입에 넣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아동용 의류는 세심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 아이가 옷이나 옷을 만진 손을 입에 넣는 등 유해 물질의 체내 유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48~49쪽)

그렇다면 지금의 위기는 기술진보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1865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제번스는 ‘기술이 발전해 효율이 높아지면 에너지 소비가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사실은 도리어 소비가 증가한다’고 썼다. ‘제번스의 역설’로 불리는 이 현상의 비밀은 욕망의 무한증식에 있다. 서머타임제를 도입하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낮에 아낀 에너지는 저녁 활동이 늘어나면서 상쇄된다. 자동차 연비가 좋아진다 해서 시간과 연료를 저절로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효율 자동차 덕분에 마음이 놓인 사람들은 더 자주 더 멀리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118쪽)

원자력이 값싼 에너지라는 거짓이다. 정부 발표로만 보면 원자력은 화석에너지나 재생가능에너지에 비해 발전단가가 낮다. 이는 원전을 포기하게 되면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원자로 폐기와 핵 폐기장 건설에 들어갈 비용을 포함시키고 턱없이 낮게 책정된 손해배상 책임보험료를 현실화하는 순간, 원전의 실제 발전단가는 치솟게 되어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가 ‘비용 등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추산한 전원별 발전비용을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원전은 화력발전보다 비싸다.
(213쪽)

오늘날 환경과 경제의 불화는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된다. 환경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혁신과 새로운 투자를 선도한다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많은 나라들이 ‘환경보호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정책슬로건을 채택하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낡은 경제구조로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우리 모두는 태생적으로 지구주의자!

당신의 미래는 안전하십니까?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있다. 그의 몸에는 고열이 오르고 이곳저곳으로 통증이 번지는 중이다. 하루빨리 근본적인 치료를 받고 식이요법을 하며 생활습관을 바꾸어야 할 판이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 미래를 위해 한참 더 벌어야 한다. 지금 수술대에 누울 수는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진통제를 요구했다. 진통제는 그런대로 잘 듣는다. 눈앞에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좀 불안한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여긴다. 그는 여전히 풍요로운 미래를 꿈꾼다.
과연 이 환자가 계획한 미래는 찾아올 수 있을까? 지금 인류의 모습은 이 암 환자와 다르지 않다. 다행히 치료할 시간과 기회가 주어져 있지만, 그것을 애써 포기하고 있다. 병증은 이미 나타났다.
지구는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03년 유럽의 불볕더위는 7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2005년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도시의 절반을 수장시켰다. 2010년 파키스탄의 홍수는 2,000만 명의 이재민을 만들었다. 2012년 호주의 대홍수는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것과 맞먹는 광활한 면적을 물로 채웠다. 이런 기상이변이 더는 특별한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비정상이 일상화의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더욱이 이런 재해는 병든 지구의 증상 중 하나이다. 환부에 약을 바른다고 해도 병이 낫지는 않는다. 이 속에서 우리는 안전한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을까?
기후변화는 지구 생존의 문제이다. 그런데 우리는 시급한 생사의 문제를 뒤로 미루고 있다. 마치 영생할 것처럼 미래의 풍요를 계획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인류의 운명은 죽음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성찰의 계기와 방향을 제공하는 책이 나왔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안병옥의『어느 지구주의자의 시선』(21세기북스)이 그것이다.

생산양식과 생활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해답

이 책은 우리의 사회·정치적 선택과 일상생활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화학물질로 뒤범벅된 삶을 산다. 사방에서 화학물질을 뿜어내는 집에서 살며 유독한 화학물질로 코팅된 옷을 입고 농약 칵테일을 먹고 마신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것을 일부 피할 수 있다. 개인적 웰빙을 추구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이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나만의 도피처는 금방 무너지고 만다. 이웃과 함께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사회 전체의 웰빙을 추구해야만 한다.
녹색기술이 환경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은 너무나 순진한 발상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연비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주행량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기술 진보와 인간 욕망의 함수관계를 풀지 않는 한 대안은 없다.
우리의 생산양식과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희망이 있다. 토목공사 위주의 개발과 대량 에너지 소비를 위한 원자력 의존, 이익 극대화를 위한 화학제품 사용이 무한정 허용되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일상에서부터 정치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삶의 영역에서 지구 환경과의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은 자연과의 유기적 관계 속에 놓여 있다. 우리가 값싸고 맛있지만 나쁜 식품을 고를 때마다, 식품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자연적 흐름을 거슬러 가축을 살찌우고 유전자 조작을 감행하고 농약 칵테일을 들이붓는 파괴자들의 동지가 된다.
반대로 우리는 일주일에 햄버거를 한 번만 덜 먹을 때, 서울에서 전주까지 자가용을 왕복 운행했을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만큼 줄일 수 있다. 또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사는 삶에 익숙해짐으로써 자동차 문명이 만들어낸 그늘로부터 지구를 구할 수 있다. 화학 세제 대신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등을 이용해 설거지나 청소를 함으로써 맑은 물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보수주의자나 진보주의자가 될 수 있다. 반부패에 역점을 두어도 좋다. 그러나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위해서는 ‘인간주의’을 내려놓고 ‘지구주의자’의 길을 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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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태신학자 존 캅은 경제주의(ecomomism)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지구주의(earthism)를 언급했다. 경제주의보다 지구주의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구주의자는 어떤 사람일까. 생태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최근 저서 <어느 지구주의자의 시선>에서 “인간은 지구의 일부이며 지배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 그러므로 지구를 파괴하는 것은 곧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임을 자각하는 사람, 우주선 지구호의 적재량을 무한대로 늘릴 수 없다는 생태학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구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주선 지구호가 평형수까지 빼내고 과적 상태로 위험한 항해를 떠난 세월호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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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mgil.or.kr/%EC%B1%85/%EC%97%90%EC%BD%94%ED%85%8D%EC%8A%A4%ED%8A%B8-91-%EB%8B%B9%EC%8B%A0%EC%9D%80-%EC%A7%80%EA%B5%AC%EC%A3%BC%EC%9D%98%EC%9E%90%EC%9E%85%EB%8B%88%EA%B9%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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